서서 기다리다.

-노태웅의 한 풍경에 붙여
이하석
1

긴 의자가 있다. 허전하게  
하얗게 이정표가 서 있다.
객차들이 서 있다 하얗게
침목과 레일이 주저앉은 채로
가지런히 서있다 하얗게

사람이 없다
빛과 그늘로 드러나는
무수한 길들

         2
모든 것은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선 채로
발뒤꿈치의 힘을 빼고서.
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인간일까.
인간의 어떤 어머니일까.

끊는 대낮의 지평선 위로
누가 칙칙거리며, 오는게,
들린다.

3
말없이
단순한 시선만으로 그윽하게
모든 것은 길들을 향해 비어있다.

서서
발밑을 흐르는 길